▲수해지역 복구 현장

지난 7월 17일 오전, 충남 아산시에 쏟아진 집중호우는 단 몇 시간 만에 도시 전역을 침수시켰다. 허리까지 차오른 물은 주택가와 농지를 뒤덮었고, 상가도 피해를 입었다. 도로는 유실됐으며 배수로가 붕괴돼 시민들은 발이 묶였다. 아산시 전체가 침묵 속 절망에 잠겼다.

▲수해지역 복구 현장

그러나 그 침묵은 오래가지 않았다. 19일, 휴일에도 불구하고 염치읍 등 피해 지역 곳곳에서는 자원봉사자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이들은 망설임 없이 삽과 빗자루를 들었고, 무릎까지 빠지는 진흙 속에서 젖은 가재도구를 꺼내며 집안을 정리했다. 가구 사이에 낀 오물을 걷어내고 마당에 쌓인 쓰레기를 치우는 모습은 재난을 이겨내는 시민 연대의 상징이었다.

▲수해지역 복구 현장

봉사자 이 모 씨는 “이런 현장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는 게 감사하다”며 “단지 도와주는 게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수해지역 복구 현장 오세현시장과 32사단 김지면 사단장

국군 제32사단 장병들 또한 발 빠르게 복구 작업에 투입됐다. 김지면 사단장은 “장병들의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시민과 함께 질서 있고 신속한 복구를 진행하라”고 당부했다. 장병들은 배수로 복구, 토사 제거 등 현장 전방위 복구 작업에 참여했다.

▲수해지역 복구 현장


보령시 자원봉사단체도 현장에 합류해 급식 지원 및 위생용품 전달을 함께하며 피해 주민의 생활 안정에 기여했다.

▲수해지역 복구 현장 오세현시장과 32사단 김지면 사단장

오세현 아산시장은 “모든 인력과 자원을 총동원해 복구를 마무리하겠다”며 수해 현장을 직접 점검했다.지난 18일에는 정청래 의원과 만나 피해 상황을 공유하고, 아산 일대를 ‘재난 지역’으로 선포하는 절차를 논의했다.

▲수해지역 복구 현장

아산시청 관계자들도 휴일을 반납하고 침수 농로 정비와 배수로 복구에 직접 나섰다.

지역 커뮤니티에서는 복구 일정과 작업 목록이 공유되었고, 자발적인 참여로 인해 복구는 단발성 활동이 아닌 지속적인 시민운동으로 확산되고 있다.

▲수해지역 복구 현장

복구 현장에서 만난 한 주민은 “물 빠진 집 안을 보며 막막했는데, 사람들이 와서 말 없이 도와주는 그 순간 눈물이 났다”고 했다. 그의 젖은 침구를 꺼내는 동안, 봉사자들은 바닥을 말끔히 정리하고 방을 환기시키며 묵묵히 손을 보탰다.

19~20일 주말 동안 아산시는 전 직원을 피해 현장에 투입해 조사 및 복구를 병행할 예정이다. 이후 전 공직자가 마을로 직접 들어가 도로, 주택, 농지 등 실질 복구 작업을 이어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