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은행나무길 거리예술제

2025년 11월 2일, 아산시 염치읍 은행나무길이 단풍보다 더 화려한 예술의 향연으로 물들었다. 아산문화재단이 주최한 ‘2025 은행나무길 거리예술제’는 이틀간(11월 1~2일) 진행된 행사 중 마지막 날인 2일, 거리 곳곳에서 펼쳐진 공연과 시민들의 참여로 절정의 분위기를 이뤘다.서커스 카니발’을 주제로 열린 이번 거리예술제는 단순한 공연을 넘어, 시민과 예술이 함께 호흡하는 체험형 축제로 구성됐다.

은행나무길을 따라 펼쳐진 공연은 장르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었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이어진 거리예술제는 총 12개 공연팀이 참여해 다양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플라잉 퍼포먼스, 마임, 타악 퍼레이드, 버블쇼, 거리극, 인형극 등 시민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공연이 곳곳에서 펼쳐졌다.

▲2025 은행나무길 거리예술제


특히 ‘서커스 아트코어’의 공중 퍼포먼스는 행사장의 하이라이트였다. 고공에서 펼쳐지는 아찔한 곡예는 관람객들의 탄성을 자아냈고, 공연이 끝난 후에는 박수와 환호가 이어졌다. ‘마임팩토리’는 말 없이 감정을 전달하는 무언극으로 시민들과 깊은 교감을 나눴으며, ‘버블아트’ 팀은 대형 비눗방울을 날리며 아이들의 웃음을 이끌어냈다.

▲2025 은행나무길 거리예술제


거리 곳곳에는 즉흥 연주와 퍼레이드가 이어졌고, 시민들은 공연팀과 함께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며 거리예술의 주체로 거듭났다. 공연이 펼쳐지는 무대는 따로 존재하지 않았다. 은행나무길 자체가 무대였고, 시민들은 그 무대의 배우가 되었다.

이번 거리예술제의 가장 큰 특징은 시민이 단순한 관람객이 아닌, 예술의 일부가 되었다는 점이다. 가족 단위 관람객들은 공연팀과 함께 퍼레이드에 참여하고, 즉석에서 진행되는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거리예술의 주체가 되었다.

▲2025 은행나무길 거리예술제

‘서커스 놀이터’에서는 어린이들이 직접 접시 돌리기, 외줄 타기, 저글링 등을 체험하며 서커스의 세계를 몸으로 느꼈다. 체험 부스에는 줄이 길게 늘어섰고, 아이들은 땀을 흘리며 놀이에 몰입했다. 부모들은 아이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남기며, 예술이 일상 속에서 얼마나 즐거운 경험이 될 수 있는지를 실감했다.

은행나무길은 아산시를 대표하는 가을 명소다. 수백 미터에 걸쳐 늘어선 은행나무가 노란 물결을 이루며, 매년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이다. 이번 거리예술제는 이 자연의 무대를 예술로 채우며, 공간의 의미를 확장시켰다.

▲2025 은행나무길 거리예술제


공연팀 ‘노리단’은 은행잎을 활용한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자연과 예술의 경계를 허물었다. 시민들은 은행잎을 모아 즉석에서 작품을 만들고, 거리 곳곳에 설치된 예술 조형물에 참여하며 공간을 함께 완성했다. 예술은 무대 위에만 존재하지 않았다. 거리 전체가 예술이었고, 시민들은 그 예술의 일부가 되었다.

이번 거리예술제는 단순한 축제를 넘어, 지역문화와 예술의 융합을 실현한 사례로 평가된다. 아산문화재단은 충남문화재단, 공주문화관광재단과 협력해 지역 간 교류 공연도 함께 진행했으며, 지역 예술인과 외부 공연팀이 함께 무대를 꾸몄다.

유성녀 아산문화재단 대표는 “은행나무길이라는 자연의 배경과 거리예술이 어우러져 시민들에게 새로운 문화 경험을 제공했다”며 “앞으로도 시민이 예술을 일상에서 누릴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