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트로트의 감성을 세계인이 함께 나누는 축제, ‘제3회 아산시 외국인 K-트롯 가요제’가 10월 18일 아산시 신정호 야외음악당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예선을 거쳐 본선에 오른 10개 팀이 무대에 올라 한국어 트로트를 열창하며 관객과 하나 되는 시간을 만들었다.
이번 가요제는 한국연예예술인총연합회 아산지회가 주관하고 아산시가 후원한 행사로, 대한민국에 거주 중인 외국인과 이주민, 유학생들이 한국 트로트 음악을 통해 문화적 교감을 나누는 자리였다. 행사에는 홍성표 아산시의회 의장, 조철기 충남도의원, 이기애 아산시의원이 참석해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무대 앞 관객석은 단순한 관람을 넘어, 함께 춤을 추고 응원하는 팬클럽 같은 열기로 가득 찼다.
▲대상의 영예는 우즈베키스탄 출신 김엘레나 씨
대상의 영예는 우즈베키스탄 출신 김엘레나 씨에게 돌아갔다. 그녀는 나훈아의 ‘초혼’을 선곡해 깊은 감성과 안정된 가창력으로 무대를 장악했다. 무대가 끝나자 관객석에서는 뜨거운 박수와 환호가 쏟아졌고, 심사위원단 역시 만장일치로 그녀를 대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김엘레나 씨는 “트로트는 한국인의 감정을 담은 음악이라 생각해요. 이 무대에 설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영광인데, 이렇게 큰 상까지 받게 되어 정말 감사해요”라고 짧게 소감을 전했다.
현장에는 가족 단위 관람객부터 외국인 유학생, 지역 주민들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행사장을 찾았다. 시민들은 단순한 관람을 넘어, 참가자들과 함께 춤을 추고 응원하며 축제를 즐겼다.
배방읍에서 온 시민은 “외국인들이 한국 노래를 이렇게 잘 부를 줄 몰랐어요. 발음도 좋고 감정도 풍부해서 감동받았어요. 특히 김엘레나 씨 무대는 눈물이 날 뻔했어요”라고 말했다.
서울에서 아이와 함께 아산응 찾은 시민은 “트로트는 우리 세대의 음악인데, 외국인들이 이렇게 진심을 담아 부르니 더 정겹게 느껴졌어요. 상은 타지 못했지만 막걸리 한잔 부른 호주 참가자 무대는 정말 인상 깊었어요”라고 전했다.
행사 중간에는 관객들이 자발적으로 무대 앞으로 나와 춤을 추는 모습도 연출됐다. 일부 시민들은 응원 피켓과 응원봉을 준비해 참가자들을 응원했고, 무대와 관객석의 경계는 점점 허물어졌다.
“처음엔 구경만 하려고 왔는데, 분위기에 휩쓸려 같이 춤추게 됐어요. 외국인 참가자들이 한국 문화를 진심으로 좋아하는 게 느껴져서 더 감동적이었어요”라고 말하는 시민도 있었다.
▲호주 출신 키런 포레 씨는 강진의 ‘막걸리 한잔’
호주 출신 키런 포레 씨는 강진의 ‘막걸리 한잔’을 구수한 음색으로 소화하며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는 “트로트는 사람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어요. 한국 사람들과 금방 친해질 수 있는 매개체죠”라고 짧게 말했다.
지역 음악 전문가 4인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맡았다. 심사 기준은 발음, 감정 전달력, 무대 매너, 창의성 등으로, 단순한 노래 실력뿐 아니라 한국 트로트에 대한 이해도와 진정성도 중요한 평가 요소였다.
▲제3회 아산시 외국인 K-트롯 가요제 수상자 단체 사진
김나연 지부장은 “참가자들이 단순히 가사를 외운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감정을 이해하고 표현하려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며 “트로트가 세계인의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장르임을 다시금 느꼈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걸그룹 ‘허니비즈(Honey Beez)’가 축하 공연을 펼쳐 관객의 열기를 한층 끌어올렸다. 관객들은 떼창과 박수로 화답하며 무대와 하나가 됐다.
또한 지난해 대상 수상자인 베트남 출신 응우옌 티 하 씨가 특별 무대를 꾸몄다.여전히 녹슬지 않은 실력을 뽐냈고, 관객들은 “역시 우승자답다”며 박수를 보냈다.
▲홍성표 아산시의회 의장, 조철기 충남도의원, 이기애 아산시의원이 무대에 올라 시민들과 함께 어깨춤
행사 말미에는 홍성표 아산시의회 의장, 조철기 충남도의원, 이기애 아산시의원이 시민들과 함께 어깨춤을 추며 축제의 대미를 장식했다. 무대와 객석의 경계가 허물어진 순간, 모두가 하나 되어 트로트의 흥에 몸을 맡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