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아산시가 기록적인 폭우로 도심 전체가 침수되는 피해를 입은 가운데, 연일 폭염 속에서도 복구 작업에 매달리는 자원봉사자들의 헌신이 빛을 발하고 있다. 지난 17일 하루 동안 355mm 이상의 비가 쏟아졌으며, 신창면 일부 지역에서는 421mm에 달하는 강우량이 기록됐다. 도로가 끊기고 주택이 잠기면서 주민들의 일상은 멈췄고, 수많은 피해 현장에 사람의 손이 닿고 있다.
수해 현장에서는 현재까지 펌프를 이용한 잔재 제거 작업과 토사 정리가 계속되고 있으며, 이 가운데 가장 큰 힘이 되고 있는 건 전국 각지에서 모인 자원봉사자들의 손길이다. 곡교리 일대에서는 수십 명의 봉사자들이 장화와 장갑 하나에 의지해 흙더미를 퍼나르고, 진흙에 뒤덮인 가전제품과 침구류, 유년기의 추억이 담긴 물품들을 하나씩 꺼내며 주민들의 삶을 되살리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
기온이 34도를 웃도는 가운데, 일부 봉사자들은 개인 휴식 공간도 없이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한봉사자는 “아이들과 함께 물에 잠긴 집을 정리하고 계신 주민들을 보면, 힘들다는 말조차 사치”라며 “한 번만 더 많은 손이 이곳으로 와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아산시는 현재 충청남도와 중앙정부에 특별재난지역 지정을 요청한 상태다. 지정이 이뤄질 경우 국비 지원 확대와 함께 전문 인력, 장비, 구호 물품 투입이 가속화될 수 있어 복구 작업의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긴급한 것은 자원봉사자들의 지속적인 참여다.
오세현 시장도 “수해 복구는 단순한 복원 작업이 아닌, 이재민의 마음까지 보듬는 행정”이라며 민·관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아산시 자원봉사센터는 공식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 봉사자 모집을 진행 중이며, 안전 교육과 현장 배치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