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빛으로 물든 충남 아산 곡교천 은행나무길이 예술의 향기로 가득 찼다. 지난 10월 10일부터 12일까지 열린 ‘제36회 아산설화예술제’는 지역 예술인과 시민들이 함께 만들어낸 문화 축제로, 예술의 본질과 공동체의 힘을 동시에 보여주는 자리였다.
아산예총(한국예술문단총회 아산지회)이 주최·주관한 이번 행사는 국악, 무용, 문학, 미술, 사진, 연극, 연예, 음악 등 8개 지부가 참여해 다채로운 공연과 전시, 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특히 11일 오후 4시 30분에 열린 개막식은 이동현 아산예총 회장의 인사말과 함께 본격적인 축제의 막을 올렸다.
이 회장은 “벼가 누렇게 익어가는 계절, 예술인들이 흘린 땀과 시민들의 응원이 결실을 맺었다”며 “예술은 자식과 같은 존재다. 그만큼 정성과 애정이 담긴 작품들을 시민들과 함께 나눌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이번 축제는 단순한 발표의 장이 아닌, 예술을 통해 서로의 마음을 나누는 공간이었다.
가장 큰 관심을 모은 프로그램은 프린지페스티벌 본선 경연이었다. 250여 팀이 예선을 거쳐 최종 20개 팀이 본선 무대에 올랐으며, 각 팀은 자신만의 색깔을 담은 공연으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청소년 댄스팀부터 국악예술단, 퍼포먼스, 밴드 공연까지 장르를 넘나드는 무대가 이어졌고, 전년도 우승팀의 축하공연은 축제의 열기를 한층 끌어올렸다.
심사위원단은 “올해 본선 진출자들의 실력이 예년보다 월등히 높아, 순위를 매기는 것이 매우 어려웠다”며 “기량뿐 아니라 창의성과 메시지 전달력까지 뛰어난 팀들이 많아 고심 끝에 수상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관람객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가족 단위 방문객부터 예술 애호가까지 다양한 시민들이 행사장을 찾았으며, “지역 예술인들의 수준 높은 공연을 가까이서 볼 수 있어 감동적이었다”, “아이들과 함께 체험 부스를 즐기며 예술을 직접 느낄 수 있어 좋았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참가자들의 이야기도 인상 깊다. 무용지부의 한 공연자는 “1년간 준비한 작품을 시민들과 공유할 수 있어 뿌듯하다”며 “예술이 사람을 잇는다는 걸 다시 느꼈다”고 말했다. 사진지부의 한 회원은 “전시를 통해 아산의 풍경과 사람을 담아냈다. 시민들이 작품 앞에서 오래 머무는 모습이 가장 큰 보람”이라고 전했다.
전시 프로그램도 눈길을 끌었다. 문인지부의 시화전과 『아산문학』 제67호 발간, 미술·사진지부의 회원전이 평생학습관에서 진행되었으며, 체험 부스에서는 페이스페인팅, 목공체험, 설화예술제 풍선만들 등 다양한 활동이 마련돼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었다.
이번 설화예술제는 예술인들의 창작 열정과 시민들의 문화적 감수성이 만나 만들어낸 축제였다. 아산예총은 “앞으로도 시민과 함께 호흡하는 예술제를 만들겠다”고 밝혔으며, 예술이 일상 속으로 스며드는 순간을 시민들과 함께 나눈 이번 행사는 아산의 문화적 자산으로 오래 기억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