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식 의원

‘젊은 도시’라는 타이틀을 내세운 세종시가 정작 출산과 육아 환경에서는 심각한 인프라 부족을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이상식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보여주기식 출산율 홍보보다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주 기반 구축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세종시는 전국에서 가장 높은 합계출산율을 기록하며 ‘젊은 도시’로 홍보되고 있지만, 실제 출생아 수와 영유아 수는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상식 의원(더불어민주당, 용인시갑)은 10월 20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세종시의 출산·육아 인프라 실태를 집중적으로 질타했다.

이 의원실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세종시의 출생아 수는 2020년 3,468명에서 2024년 2,895명으로 16.5% 감소했다. 0~6세 영유아 수도 29,000명에서 25,000명으로 줄었으며, 2025년 8월 기준 전출 인구가 전입 인구를 초과해 284명의 순유출을 기록했다. 이는 2012년 세종시 출범 이후 처음으로 인구 감소세로 전환된 사례다.

가장 큰 문제는 의료 인프라의 공백이다. 세종시에는 분만 가능한 병원이 7곳뿐이며, 이는 전국의 1.3%에 해당한다. 민간 산후조리원은 6곳이 있으나 공공산후조리원은 단 한 곳도 없다. 응급의료기관도 지역응급센터 1개, 지역응급의료기관 1개뿐이며 권역응급의료기관은 전무한 상태다.

달빛어린이병원의 경우, 전국적으로 2020년 17개소에서 2025년 9월 기준 128개소로 확대됐지만, 세종시는 2024년 첫 1개소 지정 이후 추가 확충이 이뤄지지 않았다. 현재 세종의 달빛어린이병원은 병상 29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15명이 운영 중이다.

이 의원은 “밤에 아이를 볼 병원이 단 한 곳뿐인 현실은 젊은 도시라는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며 “전국적으로 확대된 달빛어린이병원이 세종에는 왜 1곳뿐인지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돌봄시설 역시 부족한 상황이다. 세종시에는 지역아동센터 13개, 다함께돌봄센터 10개가 운영 중이며, 2026년까지 추가될 시설은 단 2개뿐이다. 이 의원은 “현재의 돌봄 체계로는 아이를 키우기 어려운 도시”라며 “젊은 세대를 유입시키겠다는 정책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세종이 진정한 젊은 도시로 남기 위해서는 출산율 수치보다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의료·돌봄 인프라 구축이 우선”이라며 “아이와 부모가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실질적 정주 기반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