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PN(항암화학요법 유발 말초신경병증)에 의한 척수 변화 및 비포세틴의 조절 효과 모식도

항암치료를 받는 환자들이 흔히 겪는 대표적 부작용인 ‘말초신경병증(CIPN)’에 대해 새로운 치료 가능성이 제시됐다. 순천향대학교 의과대학 연구팀은 항산화제 성분인 비포세틴(Vinpocetine)이 손발 저림과 통증을 유발하는 CIPN을 근본적으로 완화할 수 있다는 기전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이번 성과는 국제학술지 Biomedicine & Pharmacotherapy 9월호에 게재되며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CIPN은 항암화학요법을 받는 환자에게서 흔히 나타나는 부작용으로, 감각 이상과 극심한 통증을 동반해 치료 지속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현재까지는 근거 기반 치료제가 없어 진통제나 증상 완화제에 의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순천향대학교 의과대학 생리학교실 차명훈 교수

순천향대 생리학교실 차명훈 교수 연구팀은 연세대 이배환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진행한 동물실험에서 비포세틴이 산화 스트레스 억제와 미토콘드리아 기능 회복을 통해 CIPN을 완화하는 효과를 확인했다. 특히 손상된 신경세포 내에서 새로운 미토콘드리아 생성을 촉진하는 ‘바이오제네시스’ 과정이 활성화되며, 이는 PGC-1α–NRF1–TFAM 경로를 통해 이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러한 변화는 척수 신경세포의 과민성을 낮춰 통증 신호를 줄이는 데 기여한다.

차 교수는 “비포세틴은 이미 임상에서 사용되고 안전성이 확보된 약물”이라며 “독성 시험이나 초기 임상 단계를 크게 단축할 수 있어 실제 환자 치료에 빠르게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