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보령의 섬들이 세계 예술의 무대로 변신할 준비에 들어갔다. ‘섬비엔날레’ 개막이 500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조직위원회가 본격적인 추진 체계를 정비하고 전시 계획을 확정하며 성공 개최를 위한 첫 발을 내디뎠다.
섬비엔날레 조직위원회는 최근 예술감독, 사무총장, 민간조직위원장을 잇따라 선임하며 운영 구조를 강화했다. 제1회 섬비엔날레는 충남도와 보령시가 주최하고, 오는 2027년 4월 3일부터 5월 30일까지 두 달간 원산도와 고대도 일원에서 열린다. 주제는 ‘움직이는 섬 : 사건의 수평선을 넘어’로, 섬과 바다의 가치를 예술로 재해석하는 시도를 담는다.
행사는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2027년에는 두 개 섬에서 시작해 2029년에는 세 섬, 2031년에는 네 섬, 2033년에는 보령의 대표 섬 다섯 곳(원산도·고대도·삽시도·장고도·효자도)으로 확장된다. 이는 단순한 전시가 아니라 지역과 예술을 결합해 새로운 문화 자산을 창출하려는 장기 프로젝트다.
조직위는 지난달 송상호 경희대 명예교수를 민간조직위원장으로 선임했으며, 김태흠 충남지사와 김동일 보령시장이 공동조직위원장으로 참여한다. 예술감독에는 김성연 전 부산비엔날레 집행위원장이, 사무총장에는 고효열 전 도의회 사무처장이 각각 임명됐다.
전시 기본계획은 △섬과 바다의 가치 발굴 및 공유 △지역성과 예술의 결합을 통한 문화 창출 △섬의 공간적 특성과 자원의 다각적 활용 △자연 환경 보전과 미래지향적 의미 도출 등을 방향으로 설정됐다. 참가 예정 작가는 24개국 70여 명에 달한다.
핵심 인프라로는 원산도에 건립되는 ‘섬문화예술플랫폼’이 있다. 오는 21일 착공하는 이 공간은 9,886㎡ 부지에 연면적 3,989㎡ 규모로, 300억 원이 투입된다. 개막과 동시에 문을 열어 주전시장이자 국제 예술 교류의 중심지가 될 예정이다.
전시장은 국내외 유명 작가의 작품을 비롯해 조각과 설치작품을 해안도로와 마을 공간에 배치해 ‘자연 속 예술’을 구현한다. 빈집과 창고, 카페 등을 활용한 장소 특정적 작품, 사운드·퍼포먼스 아트, 세미나, 아트 투어·캠핑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김태흠 지사는 “첫 회에서는 전체 계획의 20~30%를 완성하고, 이후 지속 가능한 예술 행사로 발전시켜 대한민국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김동일 시장은 “비엔날레마다 글로벌 작품을 새롭게 설치해 세계인이 찾는 섬으로 만들고, 해양관광을 한 단계 더 도약시키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