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 보건환경연구원이 주관하는 ‘의료기관 항생제내성균 오염도 조사’가 의료 현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참여 의료기관 수가 꾸준히 늘어나면서 사업의 필요성과 효과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으며, 항생제내성균 확산을 막기 위한 체계적 관리의 중요성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국내에서 2급 감염병으로 지정된 카바페넴내성장내세균목(CRE) 감염증 환자는 2020년 1만 8000명에서 2024년 4만 2000명으로 5년 사이 2.3배 증가했다. 충남도 내에서도 같은 기간 304명에서 1001명으로 3배 이상 늘어나면서 지역 차원의 대응 필요성이 커졌다.
이에 따라 연구원은 2023년부터 의료기관 환경을 대상으로 항생제내성균 오염도 조사를 시작했다. 조사 과정에서는 병원 내 환자 생활공간, 의료종사자 사용 구역, 공동 의료기구 등을 대상으로 소독 전후 표면도말 검체를 채취해 6종의 의료 관련 감염병 원인균을 분리·동정하고 항생제 감수성과 유전자 검출을 진행한다.
조사 결과는 단순한 데이터 제공에 그치지 않고, 도 감염병관리지원단과 협업해 의료기관에 맞춤형 자문을 제공한다. 소독 방법 개선, 환경 위생 관리 강화 등 실질적인 컨설팅이 이뤄지면서 참여 기관의 만족도가 높아졌다. 실제로 사업 첫 해 9곳이었던 참여 기관은 지난해와 올해 각각 12곳으로 늘었다. 올해는 총 478건의 검체가 수거돼 분석됐다.
항생제내성균은 중증 환자가 많은 종합병원과 요양병원에서 직·간접 접촉이나 오염된 기구·물품을 통해 전파되는 경우가 많아 환경 관리가 핵심이다. 정금희 보건환경연구원장은 “발생 현황과 감염 경로를 체계적으로 분석하는 것이 감염 확산 예방의 출발점”이라며 “조사사업을 지속적으로 체계화해 안전한 의료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