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받는 에어로케이항공 객실승무원들

생성형 AI가 채용 과정에까지 영향을 미치며 자기소개서의 신뢰성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청주국제공항을 거점으로 둔 에어로케이항공이 국내 항공업계 최초로 ‘자기소개서 없는 채용’을 도입했다. 글쓰기 능력이나 형식화된 스펙보다 실제 경험과 현장 대응 역량을 중시하는 새로운 채용 방식으로, 항공업계 채용 문화에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에어로케이항공은 지난해 국내 항공사 최초로 ‘현장 채용’을 도입해 서류 중심의 관행을 깨고 직접 인재를 선발하며 주목을 받았다. 이번 자기소개서 전면 폐지는 이러한 채용 혁신의 연장선으로, 실무 중심 평가를 강화하기 위한 결정이다. 최근 글로벌 기업들이 AI 대필로 인한 변별력 약화를 이유로 자기소개서 전형을 축소하거나 폐지하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새로운 채용 방식에서 지원자는 긴 글 대신 ‘경험 포트폴리오’를 제출해야 한다. 아르바이트, 봉사활동, 프로젝트 등 실제 현장에서의 순간을 담은 사진 3장 내외와 함께 당시의 판단과 행동을 설명하는 방식이다. 성공 사례뿐 아니라 실패와 고민의 흔적까지 평가 대상에 포함된다.

특히 승무원 채용에서 반복돼 온 외형 중심 평가를 지양하겠다는 원칙도 명시됐다. 에어로케이는 바디프로필이나 승무원을 연상시키는 정형화된 복장, 단순 미적 셀카 제출을 지양해 달라고 당부했다. 관계자는 “스튜디오에서 촬영한 완벽한 이미지보다, 아르바이트 현장의 앞치마나 밤샘 흔적이 남은 책상이 더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며 “기내 안전과 서비스를 책임질 동료로서 준비된 역량을 확인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또한 AI 생성 이미지나 타인의 사진 도용은 엄격히 금지된다. 제출된 포트폴리오는 면접 과정에서 심층 질문의 핵심 자료로 활용되며, 사실과 다른 내용이 확인될 경우 합격이 취소되는 등 철저한 검증 절차가 적용된다. 에어로케이항공은 “글자는 지우고, 지원자 본인의 경험을 보여달라”며 “이번 시도가 항공업계 전반에 진정성을 존중하는 채용 문화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