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가 조성한 ‘국외소재문화유산기금’이 수년째 집행되지 못한 채 묶여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충남도의회 오인철 의원은 해당 기금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기금 운용 방향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충남도의회 행정문화위원회 제361회 임시회 제1차 회의에서 오인철 의원(천안7·더불어민주당)은 “도민의 세금 50억 원이 수년간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행정의 비효율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국외소재문화유산기금의 운용 실태를 강하게 비판했다.
해당 기금은 2020년 충남도가 해외 반출 문화재 환수를 목적으로 조성한 것으로, 대표적인 환수 대상은 일본에 보관 중인 ‘백제금동관음보살입상’이다. 감정가는 42억 원으로 평가됐지만, 일본 측 소유자가 150억 원을 요구하면서 협상은 수년째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
오 의원은 “문화재 환수의 상징성과 가치에는 공감하지만, 현실적으로 집행이 불가능한 자금을 계속 묶어두는 것은 도민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필요하다면 추경 등을 통해 유연하게 대응하는 방식이 더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현재 충남도에는 돌봄 서비스나 생활기반 시설 확충 등 시급한 예산 수요가 많은데, 기금이 방치된 채로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기금의 존재 이유와 운영 방식에 대해 처음부터 다시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오 의원은 향후에도 문화유산 환수라는 공익적 목표는 유지하되, 도민의 세금이 실질적으로 쓰일 수 있도록 예산 집행의 효율성과 타당성을 면밀히 점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