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정취가 깊어지는 10월, 충남 아산의 외암민속마을이 전통과 감성을 품은 축제의 장으로 변신한다. 600년 역사를 간직한 이 마을에서 열리는 ‘짚풀문화제’는 단순한 지역 행사를 넘어, 세대와 국경을 초월한 문화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자리로 주목받고 있다.
오는 10월 17일부터 19일까지 아산시 송악면 외암민속마을과 저잣거리 일원에서는 ‘제24회 짚풀문화제’가 개최된다. 올해 슬로건은 ‘짚과 돌로 빚은 600년 마을’. 조선시대의 생활상을 고스란히 간직한 초가와 돌담길, 설화산과 외암천이 어우러진 풍경 속에서 전통의 숨결을 체험할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짚풀문화제는 2000년 마을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시작한 소규모 행사에서 출발해, 현재는 아산시와 외암민속마을보존회가 공동 주최하는 대표 가을 축제로 자리매김했다. 올해는 특히 ‘600m 새끼꼬기 릴레이’와 같은 신규 체험행사들이 눈길을 끈다. 참가자들이 소원을 적어 새끼줄에 매달면, 내년 정월대보름 달집태우기 행사에서 함께 태워 소원성취를 기원하는 퍼포먼스가 펼쳐질 예정이다.
축제 첫날에는 전국 농악풍물단이 흥겨운 마당을 열고, 둘째 날에는 청소년과 시민이 참여하는 짚풀짜기 경연이 진행된다. 마지막 날에는 전국의 짚풀공예 장인들이 솜씨를 겨루는 경진대회가 열려 전통기술의 정수를 선보인다.
이외에도 허수아비 만들기, 가족 그림그리기 공모전, 한옥·돌담길 투어, 반려돌 만들기 등 가족 단위 관람객을 위한 체험형 콘텐츠가 풍성하다. 특히 향토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초가장들이 직접 시연하는 초가 이엉잇기 공개행사는 축제의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상설 프로그램도 40여 가지에 달한다. 짚풀 공예·놀이 체험, 전통문화 공연, 가마솥밥 짓기, 장 담그기, 다도, 사주 보기, 고택 전시 등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콘텐츠가 관람객의 오감을 만족시킬 예정이다.
아산시 문화유산과 김은성 과장은 “외암마을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니라, 살아있는 역사 공간”이라며 “이번 축제를 통해 방문객들이 전통문화의 깊이를 체험하고, 일상에서 벗어나 힐링의 시간을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
짚풀문화제는 외암마을 공식 홈페이지(zippul.co.kr)를 통해 사전 신청이 가능하다. 전국 짚풀공예 경진대회(10월 10일까지), 허수아비 만들기 경연대회(9월 30일까지), 가족 그림그리기 공모전(10월 10일까지), 한옥·돌담길 투어(10월 18~19일)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선착순으로 접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