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농업용 저수지와 담수호 중 상당수가 수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농작물 재배에 부적합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충청남도는 전국 평균의 두 배에 달하는 부적합 판정 비율을 기록하며 수질 개선의 시급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 어기구 의원(더불어민주당, 충남 당진시)은 한국농어촌공사로부터 제출받은 ‘2025년 상반기 농업용수 수질측정망 조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국 1,053개 저수지 및 담수호 중 98개소(9.3%)가 농업용수로 사용하기 어려운 수준의 수질을 보였다고 밝혔다.
세부적으로는 Ⅴ등급(나쁨)으로 평가된 곳이 67개소, Ⅵ등급(매우 나쁨)은 31개소에 달했다. 이는 농작물 생육뿐 아니라 토양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수준으로, 농업용수로는 부적합하다는 평가다.
지역별로는 전남이 27개소로 가장 많았고, 충남 24개소, 경북 19개소, 전북 10개소 순이었다. 특히 충청남도는 전체 조사대상 121개소 중 24개소(19.8%)가 부적합 판정을 받아 전국 평균의 두 배를 넘는 수치를 기록했다. 당진 석문호, 태안 미포·이원호·도내, 서산 중왕지 등 주요 수원이 Ⅵ등급으로 확인됐다.
현행 수질 기준에 따르면 Ⅳ등급은 고도의 정수처리를 거쳐야 농업용수로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며, Ⅴ·Ⅵ등급은 농업용수로는 부적합한 수준으로 분류된다. 한국농어촌공사는 환경정책기본법 제10조에 따라 전국 975개 수질측정망을 운영 중이다.
어기구 의원은 “농업용수는 단순한 물이 아니라 식량안보를 지탱하는 핵심 인프라”라며 “노후 저수지 정비와 수질 개선 사업 확대, 오염원 차단 관리체계 강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