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억 원의 예산을 투입하고도 고속도로 포트홀 발생 건수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앙선과 영동선은 ‘포트홀 지뢰밭’이라는 오명을 쓰며 국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복기왕 의원은 “도로공사의 관리 부실이 반복되고 있다”며 강도 높은 비판을 제기했다.
복기왕 의원(더불어민주당, 아산갑)이 한국도로공사로부터 제출받은 ‘포트홀 발생 및 관리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5년간(2020~2025.6) 고속도로에서 총 26,488건의 포트홀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도로공사는 같은 기간 동안 연평균 3천억 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했지만, 포트홀 발생 건수는 오히려 12% 증가했다.
특히 2023년에는 3,713억 원의 예산을 투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전년 대비 29% 증가한 5,801건이 발생했다. 2025년 상반기에만 2,461건이 발생해 연간 4,900건 이상이 예상된다.
노선별로는 중앙선(춘천~부산)과 영동선(인천~강릉)에서 포트홀이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중앙선은 5년간 3,606건, 영동선은 2,956건으로 집계됐으며, 특히 영동선은 2022년 495건에서 2023년 957건으로 1년 만에 93% 폭증했다.
이러한 관리 부실은 국민 피해로 직결되고 있다. 2024년 포트홀로 인한 피해배상 건수는 3,375건으로 2020년 대비 4.2배 증가했으며, 누적 배상액은 168억 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소송 건수도 4.4배 증가해 538건 중 290건(53.9%)에서 도로공사가 패소하거나 일부 패소했다.
도로공사는 포트홀 발생 시 긴급 보수 후 재포장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복 의원은 “이는 사후 처리일 뿐 예방이 아니다”라며 “같은 노선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것은 구조적 문제를 방치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복 의원은 함진규 도로공사 사장을 향해 “신년사에서 국민 안전을 약속했지만, 현실은 포트홀 증가”라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질 의지가 없다면 그 자리에 있을 자격이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