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기구 의원

국내 산림을 위협하는 소나무재선충병이 최근 5년간 급속도로 확산되며 전국적으로 413만 그루 이상의 피해를 낳았다. 방제에 투입된 예산만 6,000억 원에 육박하지만, 여전히 외국산 약제에 의존하고 있어 국산 기술 개발의 시급성이 제기된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 어기구 의원(더불어민주당, 충남 당진)은 산림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0년부터 2025년 5월까지 전국적으로 재선충병 피해가 누적되며 방제비용이 급증했다고 밝혔다.

‘소나무 에이즈’로 불리는 소나무재선충병은 수분과 양분의 이동을 차단해 나무를 고사시키는 병해충으로, 감염 시 치료제가 없어 100% 고사에 이르는 치명적인 산림병이다. 1988년 국내 첫 발생 이후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으며, 최근 5년간 피해 규모는 4.8배 증가했다.

2025년 한 해에만 148만 그루가 피해를 입었으며, 경북(186만 그루), 경남(90만 그루), 울산(35만 그루) 등 영남권 피해가 집중됐다. 특히 대구는 5년간 발생 건수가 24배 증가했고, 충남과 광주도 각각 16배, 12배의 증가율을 보였다.

재선충병 방제를 위해 정부와 지자체가 투입한 예산은 2021년 761억 원에서 2025년 2,051억 원으로 급증했으며, 5년간 총 5,903억 원이 소요됐다. 그러나 문제는 이 막대한 예산에도 불구하고 방제 약제가 전량 외국산이라는 점이다.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약제 구입비만 578억 원에 달하며, 국산 기술 개발은 사실상 전무한 상태다. 어기구 의원은 “수천억 원을 들여 방제하고 있지만, 기술 자립은 여전히 요원하다”며 “정부와 연구기관이 협력해 국산 방제기술을 개발하고, 산림병 대응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