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7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체포된 피의자 59명 중 45명이 한국으로 송환돼 전원 구속 송치됐다. 충남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이들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및 범죄단체 가입 혐의를 적용해 수사를 마무리하고 검찰에 넘겼다고 28일 밝혔다.
수사 결과, 피의자들은 ‘부건’이라는 인물이 총책으로 이끄는 국제 범죄조직에 소속돼 있었다. 이 조직은 로맨스 스캠, 보이스피싱, 가상화폐 투자 사기, 공무원 사칭 납품 사기 등 다양한 수법으로 범죄를 저질렀다. 조직은 실장-팀장-팀원으로 이어지는 위계 구조를 갖추고 있었으며, CS팀, 로맨스팀, 보이스피싱팀, 코인투자팀, 노쇼사기팀 등으로 역할을 분담해 치밀하게 운영됐다.
이들은 프놈펜의 범죄단지 ‘웬치’와 태국 방콕을 거점으로 활동했으며, 피해자 수는 110명, 피해 금액은 약 93억 원에 달한다. 특히 로맨스 스캠으로만 26억 원, 보이스피싱으로 59억 원, 코인 투자 사기로 4억 원, 노쇼 사기로 1억 7천만 원을 편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구속된 45명의 피의자 중 42명이 남성이며, 평균 연령은 28.6세다. 이들은 대부분 지인의 소개(29명)나 고수익 아르바이트 광고(8명)를 통해 조직에 유입됐다. 일부는 캄보디아 현지 카지노에서 돈을 잃고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의자 중 누구도 ‘속아서 갔다’고 진술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조직의 총책이 자신들을 석방시켜 줄 것이라는 믿음으로 대사관의 귀국 권유를 거절한 사례도 있었다.
충남경찰청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전국 미제 사건과의 연계를 검토하고 있으며, 아직 검거되지 않은 조직원들에 대한 수사도 지속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해외 피싱 조직의 거점을 뿌리 뽑기 위해 국제 공조 수사를 강화할 계획”이라며 “국민들도 SNS를 통한 낯선 접근에 각별히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