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도의회가 농촌 지역에서 늘어나는 폐교 문제를 단순한 공간 활용 차원을 넘어, 지속 가능한 운영 모델로 풀어내기 위한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교육 현장의 변화와 인구 감소라는 현실 속에서 폐교를 지역 공동체의 새로운 거점으로 재탄생시키려는 움직임이다.
충남도의회 ‘지역민과 상생하는 농촌 폐교 활용방안 연구모임’(대표 윤기형 의원)은 16일 논산 물빛복합문화센터에서 제3차 회의를 열고 폐교 활용의 구체적 정책 방향을 모색했다. 이번 회의는 앞선 두 차례 논의에서 제기된 필요성과 국내외 사례 검토를 토대로 전문가 자문을 반영해 실질적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진행됐다.
회의에는 윤기형 의원(논산1·국민의힘)을 비롯해 연구모임 회원, 충남도의회 및 교육청 관계자 등 20여 명이 참석했다. 주제 발표를 맡은 권승혁 공주교육대학교 교수는 “폐교 활용 아이디어는 이미 다양하게 제시돼 왔지만, 장기적으로 운영되는 사례는 드물다”며 “행사 중심의 단기 운영이나 주민 수용성 부족으로 중단되는 경우가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상근 인력 부재, 운영 주체 불명확성, 조직 운영 경험 부족 등을 문제로 꼽으며 “예산이나 관리 주체가 바뀌더라도 운영이 이어질 수 있는 시스템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 교수는 농촌 폐교 활용 전략으로 ▲주민 소통과 스포츠 기반의 일상 공간 ▲외국인 근로자 기숙사와 주민 공유 구조 ▲생태·환경 교육 거점 ▲드론·로봇 등 첨단 기술 실습 공간 ▲정책 실험이 가능한 리빙랩형 실증 거점 등을 제안했다. 그는 “폐교는 다시 학교가 될 필요는 없지만, 다시 배움과 관계가 일어나는 공간은 되어야 한다”며 “배움과 관계를 중심에 두는 것이 충남 폐교 활용 논의의 새로운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윤기형 의원은 “저출산과 인구 감소로 폐교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며 “이제는 단순한 활용을 넘어 어떻게 지속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회의가 충남 실정에 맞는 중장기 폐교 활용 정책을 설계하는 전환점이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