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아산 승계산성에서 백제 한성기에 축성된 흔적이 확인됐다. 이번 발굴은 문헌에만 의존해 왔던 백제의 아산지역 진출과 지방 경영을 뒷받침하는 실질적 고고학적 증거로 평가된다.
아산시가 국가유산청 지원으로 진행한 긴급발굴조사에서 승계산성이 백제 한성기에 축조된 산성으로 드러났다. 조사단은 성벽 축조 방식과 출토 유물을 근거로 단순한 방어시설을 넘어 해안과 내륙을 연결하는 전략적 거점성이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번 발굴은 2025년 11월 26일부터 12월 10일까지 진행됐으며, 북문지와 성벽 일부, 집수지, 성내 평탄대지 등 3개 구역에서 총 34기의 트렌치가 설치됐다. 성벽은 흙을 층층이 다져 쌓는 판축 기법으로 확인됐고, 최소 한 차례 이상의 수·개축 흔적도 발견됐다. 북문지와 건물지, 수혈유구 등 성곽 운영과 관련된 주요 유구도 함께 드러났다.
출토된 유물은 학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중국 동진제 청자와 철제초두, 철복, 시유도기 등은 당시 상위 계층이 사용하던 위신재로 분류된다. 이는 승계산성이 단순한 지방 방어 거점이 아니라 백제 중앙과 긴밀히 연결된 정치·군사적 요충지였음을 시사한다.
백제의 아산지역 활동은 『삼국사기』 온조왕조 기록을 통해 확인되지만, 실제 진출 시기와 방식은 고고학적 증거가 부족했다. 이번 조사로 그 공백이 메워지면서, 승계산성이 한성기에는 남부 진출을 위한 연해 거점이자 기항지로, 웅진기에는 고구려 방어를 위한 전략적 요새로 활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아산시는 이번 성과를 토대로 승계산성의 역사적·학술적 가치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국가유산 지정을 목표로 추가 정밀발굴과 보존·활용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이번 조사로 백제의 지방 거점 운영 양상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며 “승계산성을 국가유산으로 지정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