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기구 의원

정부가 6,000억 원 가까운 예산을 투입해 조성한 국가식품클러스터가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내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위원장 어기구 의원은 “수출 실적이 목표의 1%에 불과하다”며 운영 실태에 대한 전면적인 점검과 개선을 촉구했다.

어기구 의원(더불어민주당·충남 당진시)은 14일 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가식품클러스터의 실적이 당초 정부가 제시한 목표에 크게 미달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2007년 한미 FTA 체결 이후 농식품 산업 보완 대책으로 국가식품클러스터를 추진했고, 2012년 종합계획을 통해 2020년까지 매출 15조 원, 수출 3조 원, 고용 2만2,000명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2024년 기준 입주기업의 매출은 1조5,812억 원으로 목표의 10.5% 수준에 그쳤고, 수출액은 319억 원으로 1%에 불과했다. 고용 인원 역시 1,825명으로 목표의 8.3%에 머물렀다. 기업·연구소 유치도 계획보다 부족했고, 산업단지 분양률은 76%로 여전히 미달 상태다.

입주기업의 지역 편중도 문제로 지적됐다. 전체 130개 기업 중 70.8%가 호남권에 집중돼 있었으며, 수도권·충청권·영남권 기업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전국 단위 식품산업 육성을 목표로 한 정책 취지와는 거리가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2009년부터 2025년까지 총 5,961억 원의 예산을 투입했으며, 최근 5년간 지원 규모는 확대되는 추세다. 내년부터는 제2단계 산업단지 조성 사업이 예정돼 있어, 실질적 성과를 위한 제도적 점검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어기구 의원은 “K-푸드가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그 중심이 되어야 할 국가식품클러스터는 아직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번 정기국회를 통해 운영 실태를 면밀히 점검하고, 예산이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근본적인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