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향대 석박통합과정 김주연 연구자

근육 퇴행성 질환 치료의 새로운 실마리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제시됐다. 순천향대학교 황용성 교수 연구팀은 세포 표면의 화학적 특성과 기질의 물리적 환경을 동시에 조절하는 ‘티올 엔지니어링’ 기법을 통해 근육세포 분화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이번 성과는 줄기세포 기반 치료제의 효율을 높이는 데 핵심적인 단서를 제공하며, 국제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순천향대 의과대학 병리학교실 황용성 교수(순천향의생명연구원

순천향대학교 의과대학 병리학교실 황용성 교수(순천향의생명연구원, SIMS) 연구팀은 김주연 석·박사통합과정 연구자, 박재홍 교수(순천향대 천안병원), 이주헌 교수(한양대), 이만열 교수(건국대) 등과 공동으로 세포 표면의 티올(–SH) 구조를 조절해 근육세포의 분화를 정밀하게 유도하는 새로운 기전을 밝혀냈다.

▲ 세포 표면 황화기 조절을 통해 근육세포의 세포 부착력과 세포내부 인장력이 강화되어 다핵성 근관 형성과 근육 분화가 촉진되는 모식도

연구는 다양한 강도의 폴리아크릴아마이드 하이드로겔을 기반으로, 세포 표면 환원제인 TCEP(트리스-2-카르복시에틸포스핀)을 처리해 근육모세포의 부착력, 세포골격 재편성, 분화 과정에 미치는 영향을 체계적으로 분석했다. 특히 근육 조직과 유사한 기질 강도(19.66 kPa) 환경에서는 세포가 기질에 가하는 힘과 내부 인장력이 모두 증가하며, 근육세포의 융합과 성숙이 효과적으로 유도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근육세포 내 골격 단백질인 α-actinin의 사코메릭 패턴이 뚜렷하게 형성되었고, FAK-PI3K-AKT 축의 신호 전달이 활성화되면서 세포의 부착과 분화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이는 줄기세포 기반 치료제의 생착률과 분화 효율을 높이는 데 있어 물리적·화학적 인자의 상호작용이 중요하다는 점을 실험적으로 입증한 결과다.

근소모증은 노화, 만성질환, 염증 등으로 인해 골격근의 양과 기능이 급격히 감소하는 질환으로, WHO는 2016년 이를 독립 질환으로 분류했다. 전 세계 50세 이상 인구의 약 10%가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효과적인 치료법 개발이 시급한 상황이다.

황 교수는 “세포 표면의 화학적 조절과 기질의 물리적 특성을 결합한 이번 접근법은 근육세포 분화의 핵심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했다”며 “근소모증을 포함한 근육 퇴행성 질환 치료에 있어 줄기세포 기반 세포치료제 개발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지역혁신선도연구센터, 해외우수과학자유치사업,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등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었으며, 국제학술지 Advanced Healthcare Materials(2025년 8월호)에 게재되었다. 해당 저널은 생물의학공학 분야 상위 8.8%에 해당하는 영향력지수(IF) 9.6을 기록하고 있으며, 연구는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의 ‘한국을 빛내는 사람들’에도 선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