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고 선명한 가을, 충남 아산 곡교천 일대가 은빛 억새와 황금빛 은행나무로 물들며 가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자연이 그려낸 계절의 풍경 속에서 시민과 관광객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아산시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곡교천은 도심 속에서 자연을 가까이 느낄 수 있는 대표적인 산책 명소다. 잘 정비된 데크길과 산책로는 억새 사이를 걷거나 자전거를 타기에 적합하며, 강 건너 모래톱을 바라보며 잠시 머물기에도 제격이다.
가을이 되면 이곳은 더욱 특별해진다. 바람에 흔들리는 억새밭이 강변을 따라 펼쳐지고,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가 따뜻한 색감을 더한다. 이른 아침엔 물안개와 은행잎이 어우러져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내고, 해 질 녘엔 석양을 머금은 억새가 반짝이며 장관을 이룬다. 물 위를 유유히 떠다니는 오리떼를 바라보며 ‘물멍’을 즐기는 이들도 적지 않다.
천안에서 매일 곡교천을 찾는다는 최민·최한나 씨 부부는 “사계절 모두 아름답지만, 지금처럼 억새와 단풍이 어우러지는 시기가 가장 인상 깊다”며 “전국을 다녀봤지만 이만한 곳은 드물다”고 말했다.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은행나무길’은 50년 이상 된 은행나무들이 만든 황금빛 터널로, 곡교천의 억새밭과 어우러져 아산의 가을을 완성한다. 이 길은 ‘전국 아름다운 10대 가로수길’과 ‘가을 비대면 관광 100선’에 선정된 바 있으며, 매년 가을이면 전국 각지에서 관광객이 몰린다.
산책길 곳곳에는 벤치와 카페, 자전거 대여소가 마련돼 있어 여유로운 휴식을 즐길 수 있다. 자전거를 타고 강변을 따라 달리면 도심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자연의 여유를 만끽할 수 있다. 최근 문을 연 ‘여해나루’ 이순신 관광체험센터에서는 미디어아트와 디지털 전시를 통해 이순신 장군의 생애를 체험할 수 있다.
조금 더 걸음을 옮기면 이순신 장군의 사당인 현충사에 닿는다. 수백 년 된 나무들이 울긋불긋 물들어 고택과 조용한 경내가 어우러진 풍경은 고요하면서도 품격 있는 가을의 정취를 선사한다.
현재 곡교천의 억새는 절정을 맞았고, 은행나무길은 황금빛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이번 주말, 아산에서 가을의 깊이를 온몸으로 느껴보는 건 어떨까.
아산시 관계자는 “곡교천과 은행나무길은 아산의 대표적인 가을 관광지로, 시민과 관광객 모두가 자연 속에서 힐링할 수 있는 공간”이라며 “짧은 가을이 지나기 전에 꼭 한 번 방문해보시길 추천한다”고 전했다.